i bet we were fun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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잊을 거라고 그냥 잊히는 게 아니더이다

스치는 바람에도 울컥 치미는 게 그리움이더이다

지운다고 말로는 지웠다고 하지만 아주 지워지는 게 아니더이다

비 내리면 빗줄기 타고 흐르는 게 그리움이더이다

 

잊었다고 지웠다고 빈 하늘 향해 소리쳐 보지만

가슴속에 숨어 사는 그리움

잠든 밤 홀로 이리저리 흔들리며

싸늘한 바람 가슴을 스치듯

사랑의 찌꺼기를 한 올 한 올 토해냅니다

 

- 그리움, 변종윤